2016년 2월 12일 금요일

조선왕조 오백년사를 읽고나서(3) Up - 자료영어

From : http://www.needreport.com/index.php?document_srl=319748
조선왕조 오백년사를 읽고나서(3) Up

조선왕조 오백년사를 읽고나서(3)

조선왕조 오백년사를 읽고나서(3)

조선왕조 오백년사를 읽고나서

서점에 가서 책을 사다보면 왠지 모르게 국사 관련 도서에는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선뜻 집어든 책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혜경 엮의 `한 권으로 풀어쓴 이야기 조선왕조 오백년사`이다. 겉 표지를 보면 옛 십장생도가 그려진, 그야말로 여느 국사 관련 도서와 같이 '역사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모습에, 만만치 않은 두께인지라, 책의 외면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고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 내부를 보니 사진과 조선왕조 이야기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뭔가 조선왕조의 색다른 모습이 있을 것 같았기에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이다. 이 선택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국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워낙 내용이 방대하고 학교 공부 면에서 본다면 외워야 할 것도 워낙 많은지라, 국사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더구나 국사 관련 도서를 많이 읽지 않은 나에게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총체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당연지사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국사와 더욱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27대 왕들의 재위기간 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담고 있는데, 거의 200여 편이나 되는 이야기 중에서 특히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고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제 1대 태조편에 실린 '왕씨들의 비극'이란 제목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새 왕조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반역을 예방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왕씨들의 단순한 처형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비극이라고나 할까 조선 건국을 주도했던 세력들을 비롯한 이성계의 잔인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공양왕이 죽던 날, 조정에서는 왕씨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하였는데, 이씨 왕조를 세운 무리들은 그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끔찍한 계획을 세웠다. 바로 왕씨 일문을 멸족시킬 바에야 왕가 성을 가진 모든 자들을 모조리 없애야 후환의 씨앗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여, 왕가 성을 가진 사람을 모두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방을 써 붙였는데, 그 내용은 '왕씨 성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섬에 보내 그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세운 계회의 목적은 그것이 아님은 물론이요, 그들을 태운 배가 가라앉도록 하여 수장시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그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님이 지은 시가 나와있었는데, 그 시 때문에서인지 더욱더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마치 배에 탄 이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또 하나는 바로 옛 사람들의 지혜와 덕이다. 요즘 사람들로서는 생각하지도 못할 지혜와, 엄두도 못낼 만큼 뛰어난 그들의 덕은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궅이 하나를 꼽자면, 인조편에 실려 있던 '지혜로 친구를 구한 재동'이란 부분인데, 친구의 생사가 걸린 상황 속에서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기지를 발휘해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했던 강석기의 지혜는 혀를 내두를 만했다. 또한 영조편에 실린 '정순왕후의 지혜'는 정말 놀라웠다. 창의적인 발상과 유교적인 덕과 인품을 갖춘 정순왕후의 자질이 고개를 숙연하게 하였다. 나라면 결코 생각해 내지 못했을 답변들이 나를 놀라게 했고, 나는 아직 자질이 부족한 게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고종편에 나오는 '나라 망친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싸움'이란 제목의 이야기였다. '나라 망친 며느리'란 즉 명성왕후를 이르는 것이고, '시아버지'는 흥선대원군을 말하는 것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 속의 명성황후는 아주 간사하고, 인륜을 모르며 정권욕만 가득한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을미사변을 그저 명성황후가 일본인들의 칼을 맞고 파란만장한 생애를 비참하게 마친 것으로 여기는 데에서 그쳤단 것이다. 교과서에서의 명성황후는 인자하고, 지혜로우며, 멀리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국모의 모습이다. 그래서 무엇이 진실이지, 어떻게 해서 이런 내용상의 차이가 생기게 된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생각해 보건대, 이 차이는 바로 명성황후의 주된 정치적 신념이었던 조선의 개화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반한 것이다. 이 책은 명성황후의 개화정치를 비판하고,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치를 옹호한다. 이것은 역사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우리가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 나라 역사니까, 시험을 봐야 하니까.' 그러나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아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현실 세계에서 알 수 없는 소중한 것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잃어온 것들, 우리들의 잘못을 되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조선 건국 시기 왕씨들을 모두 수장시켜 버린 사건을 통해, 시대적 상황과 사고방식 등을 알 수 있었으며, '정순왕후의 지혜'를 통해 지금의 우리가 얼마나 무지하며 덕행이 부족한 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명성황후를 바라볼 때 고정적ㅇ니 사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라보는 법도 알았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 일어난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다. 우리에게 지혜를 주는 샘물이다. 이 책 `한 권으로 풀어쓴 이야기 조선 왕조 오백년`은 국사를 보는 안목과 국사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었다. 국사에 대한 마음의 눈을 뜨게 해 준 첫 책이 아닐까 싶다.

자료 (압축파일).zip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