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2일 금요일

입 속의 검은 입을 읽고나서(3) Report - 레포트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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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검은 입을 읽고나서(3) Report

입 속의 검은 입을 읽고나서(3)

입 속의 검은 입을 읽고나서(3)

입 속의 검은 입을 읽고나서

항상 책을 읽을 때면, 작가의 짤막한 프로필을 읽고 난 후에 책읽기를 시작한다. 으레 모든 책을 읽을 때 그러하듯, 이번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 시집을 읽을 때에도 기형도 시인에 대한 소개 글을 먼저 읽었다. 여느 시집과는 다르게 많이 '특별한' 그에 대한 소개문은 더더욱 시집에 대해 많은 관심이 가도록 만들었다. 시인 기형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사에 취직한 엘리트 인재. 26세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안개'로 당선이 되어 시인의 길을 걷게 된 기형도. 그러나 30대가 되어 처음 맞이하는 봄날에 극장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특별하면서도 슬픈, 그의 프로필을 시작으로 시집을 읽다보면 바로 첫 페이지에 기형도 시인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안개`가 나온다. 시인들은 대개 시집의 첫 페이지는 자신이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시가 장식한다고 하는데, 그만큼 기형도 시인의 대표적인 시적 감각이 많이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읽다보니 시에 대한 몰입도가 훨씬 커져갔다.

`안개`에 나오는 '안개, 노랗고 딱딱하게 걸린 태양, 샛강' 등 자연적인 시어들이 시적 배경을 상상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다른 기성시인들의 시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긍정적인 표현과는 달리, 기형도 시인 특유의 어두운 모습의 표현은 무척 새롭게 느껴졌다. '안개'에서 나오는 '겁탈, 얼어 죽은, 험악한 욕설' 등의 시어들과 이어져 어두운 모습의 형상화는 더욱 큰 효과를 보았다.

시집의 중간쯤을 읽다보면, 그의 시집의 제목인 `입속의 검은 잎`과 함께 `포도밭 묘지1∼2`가 나온다. 먼저 `입속의 검은 잎`에 대해 말하자면, '부패한 사회 현실'에 대하여 표현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작품 활동을 하던 시대는 1980년대이다. 바야흐로 민주화의 열풍이 불던 시대였다. 군사정권의 폐해로 민주화를 외치던 많은 사람들이 시의 한 구절처럼 그해 여름 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없어졌고, 그렇게 부패한 현실을 시인 기형도는 글로써 묘사하고 작품으로 남겼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입속의 검은 잎`에서 입과 잎, 발음이 똑같은 단어들을 작품을 전개시키는 맛을 느꼈고 '먼 지방'과 '먼지의 방'을 이어 접목시킨 시의 일부도 굉장히 재치 있게 느껴졌다.

`포도밭 묘지`는 제목부터가 기형도의 작품임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형식은 매우 새로웠다. 행의 나눔이 없이 물 흐르듯 연결되어있는 문장들을 보면서 형식에 꽉 막힌 나의 창작 방식과는 많이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하나의 형식만을 고집해오던 나의 작품과는 많이 차이가 있었기에 더욱 새로워 보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형식으로서 나에게 깨달음을 준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는 `엄마 걱정`이라는 작품이다. `안개`와 마찬가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어린 날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준 작품이기에, 더 이끌렸기도 하였지만 엄마를 기다리는 화자의 모습을 고독히, 어둡게 표현한 것이 많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개개인에 따라 어두운 측면이 강한 표현 방법에 대한 생각은 다르겠지만, 그런 표현 방식을 추구하는 나로선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작품이었다. `시 읽는 기쁨`의 저자인 정효구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존재론적 고독감'이다. 어린 날의 존재부터 고독함을 가지고 있는 그의 시를 일곱 글자로 가장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시집의 많은 작품을 뜻 깊게 감상하였다. 그 중에서도 위에서 서술한 네 개 작품은 기형도의 시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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