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2일 금요일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읽고나서(3) Down - 예비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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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읽고나서(3) Down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읽고나서(3)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읽고나서(3)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읽고나서

채만식의 대표작 '태평천하'는 '풍자'라는 미학적 장치를 통해 문제 인물 윤 직원과 그를 비롯한 등장인물을 마음껏 조롱하고 희화화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문학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소설로 많은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의 풍자 수법은 맛깔스러운 판소리적 문체 속에 녹아들어 풍자인지 사실인지 독자조차 헷갈려 버릴 만큼 솔직담백하다. `태평천하`는 우스꽝스럽고 가벼운 내용을 단편적으로 담아내어 윤 직원 일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작가가 이 이야기의 저변에 일제강점기의 암담한 시대 현실을 담고 있다.

`태평천하` 이야기의 중심인물에 해당하는 인물은 바로 얄궂은 영감탱이 윤 직원 영감이다. 오래 살기 위해 아침마다 어린아이 오줌을 먹고 보약에 보건체조를 하는 별난 영감으로, 윤 집안의 가장이다. 땅을 소작으로 주고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투철한 구두쇠 정신으로 악착같이 재산을 모은다. 향교 `직원` 직함을 돈으로 산 뒤, 딸과 두 손자를 양반가문과 혼인시켜 집안 문벌을 닦으려는 장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두 손자를 군수와 경찰서장으로 만드려는 것 또한 그 계획의 일부이다. 사회에 대한 불신과 피해 의식이 강하며, 사회주의자를 싫어하는 인물이다. 독자들은 이런 윤 직원의 우스꽝스런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서 한 명의 광대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윤 직원의 생각과 가치관은 당대의 시대 현실이 낳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윤 직원이 젊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화적 떼에게 붙잡혀서 죽게 된다. 윤 직원은 아버지 윤용규의 시체를 부여잡고 이렇게 외친다. `이놈의 세상이 어느 날에 망하려느냐! 오냐, 우리만 빼놓고 어시 망해라!` 이 외침은 영감탱이가 된 윤두섭의 모습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나라가, 사회가 어떻든 간에 자신의 가문의 번창을 위해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윤 직원은 일제 강점기가 화적 떼의 폭력과 사또의 부정을 몰아내고 자신에게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준 것으로 믿는다. 윤 직원에게는 일제강점기가 고마운 세상이고, 또 태평천하이다. 윤 직원은 `인간의 욕심`이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보여주며 일제 시대를 구가하였던 부유 친일파들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난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시대의 때 아닌 윤 영감들을 상기할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가 지난 지금도 이러한 인간의 이기성이 국가와 사회 전반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현대 우리 사회는 일제 치하 대신 자본주의와 권력층, 거대 기업 하에서 개개인의 욕심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요즘은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소원을 물어보면 `부자가 되는 거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물질이 지배하는 시대에서 어린 아이들은 `돈`을 꿈꾸며 자란다. 이 아이들이 자라나면 사회의 정의와 행복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부를 집중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소수 대기업은 비리와 부정을 일삼고 있다. 회사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자금을 마련하고 주식 조작을 하는 등의 패해를 보면 윤 직원의 집안의 번영을 위한 몸부림보다 더 처절하고 야비하게 느껴진다.

채만식은 `태평천하`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현실을 고발하고 인간의 이기심에 꾸중을 주고 있다. 하지만 `태평천하`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인간의 끝없는 물질에 대한 욕망은 현재에도 계속되어 우리는 곳곳에서 시시 때때로 윤 직원을 찾아볼 수 있다. `태평천하`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시대 현실과 친일 세력의 치졸하고 야비한 생활 모습을 들여다봄과 동시에 우리 시대의 모습 또한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윤 직원`에 대한 비판의 눈을 조금만 우리 자신에게 돌려 물질 문명에 물들어 인간의 욕심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우리들을 바로 볼 수 있다면, 지금 이 세상이 조금 더 진정한 `태평천하`에 한층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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